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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

[옥천신문] <옥천푸드 세미나 현장>'뿌리깊은 옥천푸드는 유행에 흔들리지 않는다'

by 서구원 2013. 8. 1.

옥천신문

정순영 기자  [1191호] 승인 2013.06.28  10:26:45 

링크 http://www.oki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60141

 

 

<옥천푸드 세미나 현장>'뿌리깊은 옥천푸드는 유행에 흔들리지 않는다

'20일 옥천군 주최 '옥천푸드 세미나' 열려
'옥천 로컬푸드 역량 으뜸, 이미 선진지역'
유행 아닌 주민 삶에 녹아든 가치로써 옥천푸드

 

※옥천푸드: 옥천에서 생산된 먹을거리를 옥천이 먼저 소비하자는 의지를 담은 표현. 옥천 로컬푸드, 옥천먹을거리의 줄임말

국내 손꼽히는 로컬푸드(Local Food, 지역이 생산한 먹을거리를 지역이 먼저 소비하자는 운동) 고수들이 우리고장에 모였다. 20일 옥천군과 (사)로컬푸드운동본부가 주최한 '2013 옥천푸드 세미나' 참석자들은 농업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를 살리는 로컬푸드의 가치를 공유하며 지자체 차원의 로컬푸드 활성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특히 이 날 세미나가 눈길을 끌었던 것은 '옥천푸드'라 이름 붙여진 우리고장 로컬푸드 운동에 대한 지역 내 주체들의 고민은 물론, 옥천 로컬푸드 운동을 지켜봐 온 외부 전문가들의 평가와 발전적 제언을 들을 수 있었다는 것.

전문가들은 '옥천 역시 튼튼한 민간주체들의 역량을 바탕으로 완주군 못지않은 로컬푸드 선진지역'이라며 '앞으로도 시류나 유행에 흔들림 없이 생산자, 소비자 모두를 건강하게 만드는 '옥천에 맞는 옥천만의 지역먹을거리 운동'을 꾸준히 펼쳐나가 줄 것'을 당부했다.

본격적인 세미나에 앞서 인사를 전한 김영만 군수는 "옥천군은 로컬푸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로컬푸드 센터를 설립하는 것은 물론 이미 여러 차례 토론과 논의를 거쳐 로컬푸드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의 통과를 목전에 두고 있다"며 "그런 시기에 저희 지역에서 로컬푸드 논의의 자리를 마련한데 감사드리며 좋은 내용을 많이 얻어 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서 축사를 전한 (사)로컬푸드운동본부 서규용 이사장(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현직에 있을 때 우리 농촌을 위해 많은 일을 했지만 아직도 우리 농촌은 어렵다. 농민은 생산한 것에 대해 제 값을 받고 소비자는 신선하고 저렴하게 받아먹어야하는데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로컬푸드 운동"이라며 "소비자가 우리 농산물을 애용할 때 지속가능한 농업이 가능하다는 인식을 함께 하며 이번 세미나에 임해 달라"고 말했다.

<발제자> △충남발전연구원 허남혁 책임연구원(로컬푸드 운동의 이해와 그 전망: 왜 로컬푸드인가?) △로컬푸드운동본부 서구원 연구소장(국내외 씨에스에이(CSA, 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 지역이 지지해주는 농업) 사례를 통한 시사점) △건국대학교 윤병선 교수(친환경농업과 로컬푸드의 방향) △농업회사법인 완주로컬푸드(주) 안대성 대표(식과 농의 거리를 좁히는 로컬푸드 활성화) △안남면 지역발전위원회 주교종 위원장(자치와 연대로 만들어가는 지역공동체 옥천푸드)

<토론자> △옥천군 개나리어린이집 유명순 원장 △옥천군 친환경농축산과 김흥수 로컬푸드 담당자 △지역농업네트워크 윤성희 팀장

 

 

 
▲ 20일 옥천군농업기술센터 농업인교육관에서 옥천푸드 세미나가 열렸다.

김흥수:
일각에서는 '왜 로컬푸드를 해야 하느냐' 그런 이야기도 하고 '보여주기 아니냐' 그런 시선도 있다. 새 정부 들어서서 유통의 정책은 '로컬푸드'라고 제시했는데 정책방향이 그렇다고 해도 준비가 안 된 지역에서는 어렵고 시간이 걸릴 것이다. 로컬푸드 시설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 옥천의 경우 주민들이 돈을 많이 벌겠다는 뜻으로 이 일을 벌인 것이 아니고 차근히 준비를 해왔다. 저 역시 이 업무를 맡은 지 8개월 정도 됐는데 책도 읽고 타 지역도 가보면서 로컬푸드를 공부해왔다. 선출직인 군수님이 뭐라고 하시기 이전에 로컬푸드에 대한 바탕이 되어있는 실무자들의 의지만 있어도 충분히 어떤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옥천군은 로컬푸드, 학교급식 전담 부서도 없지만 여기까지 왔다. 하지만 로컬푸드 업무가 앞으로도 점점 많아질 텐데 지금처럼 인원이 없는 상황에선 버티기가 어렵다. 옥천군 공무원으로써 로컬푸드 업무를 깊이 있게 해나갈 수 있도록 팀이 마련됐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로컬푸드가 대세이기 때문에 하기 보다는 로컬푸드가 가진 의미를 알아갔으면 좋겠다. 옥천푸드 사업을 끌고나갈 민간주체 선정에 관한 고민이 많은데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싶다.

유명순: 평생 건강한 먹을거리를 먹는 것도 행복이다. 예전부터 우리나라는 밥상머리 교육을 해왔다. 학교급식지원심의위원으로 일하면서 (급식자재를 생산하는) 지역 농가들의 정성을 봐왔다. 우리 아이들과 군민의 건강을 지킨다는 책임감으로 얼굴 있는 먹을거리를 계속 지켜주길 바라고 옥천군도 아낌없는 재정적 지원을 해주길 바란다. 궁금한 점은 '가족농ㆍ소농'의 원칙을 지켜나가는데 식품위생법과 같은 것들이 많이 걸리는데 이 부분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 부탁드린다.

중요한 것은 로컬푸드 시설 아닌 내용

윤성희: 어제 농업발전위원회에서 합천군 학교급식선진지 견학을 다녀왔는데 '그래도 옥천이 제일 잘하는 것 같다' 그런 말들을 나눴다. 사실 (로컬푸드와 관련해) 옥천만큼 잘하는 곳도 별로 없다. 그런데 외부에선 잘 모르고 옥천 주민들 역시 굉장히 겸손하신 것 같다. 올해 '옥천군 로컬푸드 기본계획 수립' 연구를 진행하며 보고서를 통해 '소농이 생산한 것만으로 150억원 매출, 법인 100개 만들어보자. 그 농산물을 팔 수 있는 시설물을 23개 짓고 군비를 6억5천만원 정도 확보해 (소농을) 지원하자. 민관 거버넌스(협치) 조직으로 (사)옥천푸드를 만들고 로컬푸드 사업을 끌고 가자. 각종 공모사업 예산을 로컬푸드 사업으로 집중해보자' 이런 제안을 드렸다. 허황될 수는 있지만 다 맞는 이야기라 생각하고 옥천군은 틀림없이 그렇게 갈 것 같다. 

옥천은 겸손하지만 뚝심은 있어 계획했던 것은 끝까지 갈 것으로 보인다. 솔직히 옥천은 참 잘하는 점이 많은데 내부 관계자들끼리 많이 싸운다. 그래도 각 주체는 잘한다. 농민도 그렇고 행정도 그렇고 학교, 보육시설 선생님들도 굉장히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눈높이를 좀 낮추면 서로 칭찬하면서 잘 갈 것 같다.

안대성: 가족농ㆍ소농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먹을거리를 책임지는 주체들은 모두 위생적으로 식품재료를 생산해야 한다. 완주군은 마을 단위 사업장에 위생적인 작업장을 만들고 군 단위에는 세 군데 정도 거점 가공센터를 만들어 (로컬푸드) 사업을 진행한다.

운영주체의 문제는 선정 방식이 핵심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중요한 것은 지역 내에서 (로컬푸드 운동을 이끌) 조직과 사람이 준비되어 있느냐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옥천은 그 점에선 오히려 완주보다 나을 것이다.

완주는 주민자치역량이 옥천보다 못하고 지역의 농민단체는 지역농업 차원의 대안을 고민하는데 아직은 부족하다. 완주군 로컬푸드 시스템은 하나부터 열까지 행정이 관여해 공적기관처럼 만들고 전문가들을 데려다 놓은 시스템이다. 주요 기관들의 책임자가 다 외인부대이고 실무자들을 지역 주민으로 채용했다. '주민들의 역량이 강화되면 넘겨드리고 외인부대는 빠지자' 그런 것이다. 옥천군 특성에 맞게, 지역의 준비 정도에 따라 로컬푸드 사업도 추진하면 좋을 것 같다.

   
▲ 허남혁 연구원
   
▲ 서구원 소장
   
▲ 안대성 대표
   
▲ 윤병선 교수
   
▲ 주교종 위원장
   
▲ 유명순 원장
   
▲ 김흥수 주무관
   
▲ 윤성희 팀장

로컬푸드 이끌 지역의 주체적 역량 필요 

허남혁: 운영 주체 문제와 관련해 학교급식지원센터는 공적 주체가 맡아야 한다는 것이 제 기본 입장이다. 공적인 주체는 재단법인이나 지자체 직영일 수도 있고 여러 가지 형태가 있을 수 있다. 그 주체가 여러 민간 사업자들을 제어하는 형태가 되어야 할 것이다.

로컬푸드 직판장 같은 경우는 이미 30년 가까이 직판장을 운영해온 일본 사례를 봤을 때 크게 세 가지 유형이다. 첫째, 농민생산자의 자발적 직판장, 둘째, 농협이 만든 직판장, 셋째, 지자체가 중심이 된 제3섹터 방식의 직판장이다. 그 방식 중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해야하는 가는 고민이 필요하고 일본은 인구 5만 명의 지역에도 10개의 직판장이 있다. 직판장들은 그렇게 다양한 주체들이 다양하게 하는 것이 맞다.

다만 첫 시작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중요하고 어느 정도 공적 통제와 컨트롤이 좀 필요할 것 같다. 그런 점에선 완주의 방식이 좋은 방식이다. 식품위생에 있어선 해썹(HACCP, 위해요소중점관리시스템) 문제가 있는데, 이것이 지나치게 규모와 자본투자를 강조하는 측면이 있다, 해썹은 기본적으로 과정의 문제이고 꼭 시설규모가 크지 않아도 위해요소 관리만 제대로 되면 문제가 없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자체 차원에서 '농업인 가공특례조례'를 만들면 된다는 입장인데 지자체 내부에서 쉽지 않은 것이 식품위생담당 부서가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유일하게 식품가공 관련 조례가 있는 지자체가 남양주시와 제주시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국가가 해결해야 할부분이 있고 그게 안 된다면 지자체별로 거점 위탁가공시설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윤병선: 급식을 책임져야 할 입장에서 본다면 식품위생이나 안전에 관해선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굉장히 강화된 형태의 식품안전규정이라고 것이 결국은 국경을 넘나들고 장거리 운송과 장시간의 보관이 필요하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결국 해썹 같은 것은 대규모 가공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균을 막는 수단인데 우리나라는 거꾸로 된 측면이 있다. 소규모 가공공장에서 위생적인 환경이 지켜지도록 지자체가 관리를 하고 남양주처럼 '스스로 얼굴 있는 먹을거리라는 가치가 담아내는 안전성'이라는 것이 어떠한 기준보다도 안전한 농산물이라는 것을 눈여겨봐야 한다. 특히 옥천의 경우는 그동안 농민 조직들이 이러한 부분에 있어 준비를 많이 해왔기 때문에 안심도를 높일 수 있으리라 본다.

(방청석) 김우현(옥천군 공무원): 로컬푸드라는 용어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더 쉬운 용어를 마련하면 시골 할아버지, 할머니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제안하고 싶은 것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어떤 것을 먹으면 자라면 커서 안 먹는 경우가 거의 없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지역 먹을거리를 먹을 수 있는 시스템이 중요할 것 같다.

(방청석) 안문상(옥천군 학교급식지원심의위원): 완주에서 오신 분 말씀 들으니 소농들이 준비하는 품목이 매우 다양하고 양의 차이도 클 것 같다. 공급하는 과정에서 조직화가 필요하고 생산량도 파악돼야 하는데 이런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옥천군 김흥수 주무관님은 로컬푸드 담당직원이 부족해 힘들다고 이야기했는데 현재의 군 농업조직을 좀 더 살려서 운영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말씀을 드리고 싶다. 로컬푸드 직판장의 경우는, 새 직판장을 마련하기 보다는 현재 군내에서 하고 있는 기관이나 농업단체를 위주로 마련한다면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할 수 있지 않겠나.

안대성: 농민조직화는 지난해 참여농가 전수 조사를 했다. 현재 완주군과 에스케이(SK)가 함께 프로그램을 하나 짜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농가가 현장에서 생산량을 입력하고 조절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9월부터 완주에서 먼저 시범적용해보고 내년에는 전국으로 상용화할 고민을 하고 있다. 농산물을 급식으로 사용하고 물량이 남을 때가 문제인데 그래서 직매장을 계속 늘리고 있다. 가급적이면 판로를 다양화하며 계속 늘려가고 있다. 

(방청석) 송윤섭(대청호환경농민연대 대표): 로컬푸드 생산자 입장에선 정치적 영향으로 로컬푸드, 슬로푸드 관련 논의들이 갑작스럽게 커지면서 불안감이 있다. 갑작스레 로컬푸드가 유행을 타는 것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필요할 것 같다. 이러한 흐름에 농민들이 어떻게 대처해야하는 것일까? 지금은 분명 '혹'해져 있는 부분이 있다. 

윤병선: 공감한다. 로컬푸드의 가치에 대한 인식이 먼저 있어야하는데 수단, 도구, 시장으로 이용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 옥천의 옥천살림이나 안남 배바우밥상처럼 로컬푸드의 원칙을 지키고자 노력해온 운동들이 더욱 더 빛을 내야하는데 로컬푸드 신드롬으로 그 가치가 사라질까 걱정스런 부분이 있다. 하지만 이런 고민을 함께 하는 분들이 많은 한 로컬푸드의 가치가 지켜질 수 있으리라 본다.

주교종: 로컬푸드도 유행을 타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지속가능하게 우리 다음세대에게 넘겨줄 것인가가 관건일 것 같다. 우리가 생각하는 로컬푸드도 그 전망이나 이런 것도 중요하지만 홀로 달랑 떨어진 로컬푸드가 아니라 우리가 행복해지고 지속가능해지는 보편적 가치로서 로컬푸드를 이야기해보면 좋겠다. 지금까진 경쟁을 이야기했는데 '경쟁'이 정말 경쟁력이 있는 것인지, 사실은 협동과 연대가 진짜 경쟁력은 아닐지, 덩치만 키우는 것이 아닌 다양성이 보장되는 것이 우리가 바라는 세상이 아닐지 생각한다. 분명한 것은 지금 이 시기에 여러 사람이 공감하면서 같이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전 세계가 함께 고민하고 있는 그 화두는 로컬(Local, 지역)이다. '지역에서 희망을 찾자, 밖에서 찾지 말고 우리가 하자' 바로 그런 것이고 구체적으로는 친환경 학교급식부터 작은 가공공장까지 우리 스스로 채워갔으면 좋겠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