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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미디어

1등만기억하는 세상 : 선발진입자 이점

by 서구원 2010. 4. 18.

1등만 기억하는 --- 세상 : 선발진입자이점(first mover advantage)

 

KBS 2TV의 프로그램  ‘개그콘서트’ 중에 ‘나를 술 푸게 하는 세상‘이라는 코너에서는 박성광과 허안나가 취객으로 등장하여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유행어를 만들어 냈다. 예를 들면, “톱스타 장동건과 고소영이 사귄다고? 1등끼리만 사귀는 더러운 세상!”, “첫사랑 기억하니? 그럼 다섯 번째는? 첫사랑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1차에서 누가 술 값 냈어? 그럼 4차는? 1차 낸 사람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등 우리 일상생활에서 일어 날 수 있는 있는 사례를 개발하여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내어 성공하였다.

 

이러한 사례는 우리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사례이지만 기업 간의 경쟁에서도 이러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1993년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전 세계의  삼성 경영진을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불러 모아 한 달 이상 강연과 토론을 하였고 이회장은 신경영을 선언하였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 “2등은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는다” “정신 안 차리면 구한말 같은 비참한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충격적인 발언으로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 삼성에서는 곧이어 “세상은 2등은 기억해 주지 않는다”는 광고를 집행하기도 하였다.

 

프로 스포츠에서도 이러한 원칙이 동일하게 적용이 된다. 2009년 새로 부임한 성남 일화 신태용 감독은 K-리그 쏘나타 챔피언십 결정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프로 세계에서 2등은 필요 없다’고 했다는 일화가 있다. 실례로 베를린 올림픽에서 1등으로 금메달을 딴 손기정선수는 국민영웅으로 일생을 지냈지만, 그때 3등을 했던 남승룡 선수는 매우 값진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역사의 뒤편에서 조용히 사라져간 인물이 되었다.

 

우리의 학창시절을 생각해 보면 우리의 실상생활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수석졸업자, 대학입학 수석입학자를 우리는 기억하고 있으나 2등은 누구였는지 기억하기 힘들다. 개인의 이력서나 약력을 기록할 때도 수석입학, 수석졸업은 기재하지만 2등이나 3등은 기록하지 않는다.  

 

광고실무자 출신으로 포지셔닝이란 용어를 만들어낸 광고와 브랜드 전문가 알 리스(Al Ries)와 잭 트라우트(Jack Trout)는 “22개 마케팅불변의 법칙(The 22 Immutable Laws of Marketing)”이라는 저서에서 ‘선도자의 법칙 (The Law of Leadership)’을 제시하고 있는 데 소비자의 기억장치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시장의 모든 것을 기억하지 못하고 맨 처음 것 즉 선도자만을 기억한다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그들은 이 책에서 이렇게 묻고 있다. “최초로 대서양을 단독 비행한 조종사는? 찰스 린드버그(Charles Lindbergh). 그러면 두 번째로 대서양을 단독 비행한 조종사는? 버트 힝클러(Bert Hinkler). 그러나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이러한 현상은 선발진입자(first mover)와 선발진입자이점(first mover advantage, FMA)으로 설명할 수 있다. 소비자의 인식 속에 가장먼저 자리를 차지한 브랜드를 선발진입자(first mover)라고 하며, 선발진입자가 누리는 이점을 선발진입자이점(first mover advantage, FMA)고 한다. 선발진입자이점은 세가지 측면에서 이점이 있는 데, 첫째는 기술선도력(technological leadership)이 있어 매우 강력한 기술적 차이가 아니라면 선도브랜드가 다른 브랜드 보다 기술이 우수하다고 소비자가 믿는 경향이 있다. 둘 째, 선도브랜드는 정보의 우위(superior information)를 점하고 있어 경쟁사와의 싸움에서 유리하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전환비용(Switching costs)으로서 후발 진입자(late mover)는 선발진입자로부터 소비자를 뺏어 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전환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선발진입자가 시장경쟁에서 유리하다(Lieberman and Montgomery, 1988).

 

제품 종류를 말할 때 브랜드를 말하는 경우가 선발진입자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복사기를 제록스(Xerox), 미국에서는 스테이플러(stapler)라고 불리는 것을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미국에서 수입된 브랜드인 호치키스(Hotchkiss)에서 이름을 따서 호치키스라고 부르고 있다. 그 외에도 브랜드가 제품 종류를 말하는 것으로 3M, 포스트잇(post it), 스카치테이프(Scotch Tape) 등이 있다. 이러한 브랜드들은 많은 모방브랜드(mee-too brand)가 생산되고 있지만 선발진입자이점으로 오랫동안 1위의 위치를 고수해 오고 있다.

 

 <그림1> 호치키스 초기 제품

자료원  : americanstationer.wordpress.com/2013/04/15/hotchkiss-no-1-stapler/

 

우리가 하나 생각하여야 할 점은, 이들 브랜드가 시장에 먼저 진입하였기 때문에 성공한 점도 있으나 진실로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기억(memory) 즉 인식(perception) 속에 최초의 것으로 남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소비자의 인식속에 선도자가 되기 위해선 매우 강한 마케팅 자극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의 대명사이자 최초의 컴퓨터로 IBM을 기억하고 있지만 실제 세계 최초의 메인 프레임 컴퓨터는 레밍턴 랜드(Remington Rand)가 개발한 유니백(UNIVAC)이다. IBM은 최초 진입자는 아니지만 대대적인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 인식속에 최초의 컴퓨터로 오랜동안 시장에서 1위의 자리를 차지하였다.

 

이미 시장에 강력한 선도자가 있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럴 경우 가치있는 새로운 영역(category)을 개척하여 선도자가 되는 것이다. 델(Dell) 컴퓨터는 전화로 주문을  받아 제작하는 컴퓨터로 시작하여 인터넷 시대가 오면서 IBM을 꺾고 세계 1위의 컴퓨터 브랜드가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이다라고 부르는 소다수(soda)수 시장은 세븐업(7-up)이 개척하였다. 사람들이 음료수하면 코카콜라만을 생각할 때 카페인이 없는 새로운 음료수 세븐업을 콜라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언콜라(Uncola) 캠페인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여 사이다 시장의 1위브랜드가 되었다. 인생에 있어서도 마케팅 원리가 동일하게 적용된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진출하여 잘 알려진 분야에서 이름없이 존재하는 것 보다.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여 그 분야의 최고가 되는 것이 더 보람있는 인생일 수 있는 것이다.

 

<그림2> 세븐업의 언콜라 캠페인 광고

            

 

 

 

자료원 : http://www.donch.com/images/Portfolio/7up5.jpg

 

참고문헌 


Lieberman, M. B. and Montgomery, D. B. (1988). First-mover advantages.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9(Summer), 41-58.

Ries, A. and Trout, J. (1993). The 22 immutable laws of marketing. New         York, NY : Harper Busin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