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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전시·공연

추천시 : 너에게 묻는다(안도현) -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by 서구원 2009. 5. 15.

추천시 : 너에게 묻는다(안도현) -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에게 묻는다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자신의 몸뚱아리를 다 태우며 뜨끈뜨끈한 아랫목을 만들었던

저 연탄재를 누가 발로 함부로 찰 수 있는가?

자신의 목숨을 다 버리고 이제 하얀 껍데기만 남아있는

저 연탄재를 누가 함부로 발길질 할 수 있는가?

나는 누구에게 진실로 뜨거운 사람이었던가?

 

*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많은 목표를 설정하고 또 그것을 이루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하게 됩니다. 직장, 돈, 이성 관계, 고시 등 우리가 살아가며 겪는 모든 일들에서 수없이 많은 목표를 설정하고 또한 이를 달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지요. 여기서 초점은 모두 자신에게 맞춰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 시는 조금 다릅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자신이 아닌 남을 위해 자신의 몸을 불사르거나 모든 열정을 바치며 살아가고 있는지 반성해 보아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거든요. '우리가 하찮게 생각하여 거들떠 보지도 않은 연탄재, 이것에서 조차 남을 위한 열정을 가진 인생을 볼 수 있다 .' 라는 것이 이 시인의 주장입니다. 매우 감명 깊은 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시를 보면서 많은 성찰과 반성을 했습니다. 앞만보고 나아가기에도 바쁜 인생이라는 것을 잘 알지만, 우리는 가끔 한 번씩은 자신을 불태워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주는 연탄재와 같이 우리의 모든 열정을 바쳐 이웃에게 무언가를 줄 수 있는 기회를 만들면서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