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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

[로컬푸드K뉴스] 로컬푸드 컨퍼런스 in Asio Gusto : “로컬푸드, 다시 슬로푸드의 경계에 서다!”

by 서구원 2013. 10. 26.

로컬푸드K뉴스

이경윤 기자  |  kylee@lfknews.co.kr

 

“로컬푸드, 다시 슬로푸드의 경계에 서다!”

10월 2일 로컬푸드 컨퍼런스 in Asio Gusto

 

지난 10월 2일 ‘2013 남양주 슬로푸드 국제대회(이하 아시오 구스토)’에서 로컬푸드와 슬로푸드의 관계를 살펴보는 로컬푸드 컨퍼런스가 열렸다. 이번 아시오 구스토의 국내컨퍼런스로는 첫 번째 순서로 개최된 로컬푸드 컨퍼런스는  사단법인 로컬푸드운동본부 주최로 ‘로컬푸드, 다시 슬로푸드의 경계에 서다’라는 주제로 10월 2일 오후 2시부터 진행됐다.

 

이날 컨퍼런스는 로컬푸드운동본부 류호천 대표의 사회로 개회식과 로컬푸드연구소 소장인 한양사이버대학교 서구원 교수 주제발표 및 토론 진행으로 구성됐다. 개회식에는 로컬푸드 운동본부 명예회장인 서규용 전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의 인사말과 슬로푸드문화원의 김종덕 이사장의 축사가 있었다.

 

서 전장관은 한식의 우수성을 먼저 칭찬한뒤, “슬로푸드와 로컬푸드는 유사한 점이 많다”면서 “사람들이

슬로푸드와 로컬푸드 운동을 통해 각국의 전통음식이나 먹거리가 맛과 영양뿐 아니라  건강에 좋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슬로푸드의 키워드인 ‘땅’, ‘물’, ‘공기’, ‘관계’ 등이 모두 로컬푸드에도

적용된다”고 말하면서 “글로벌푸드의 대안으로 제시된 로컬푸드와 패스트푸드의 대안으로 제시된 슬로푸드가 건강한 먹거리 문화를 만들어 나간다는 목적에서 서로 맥락을 같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컨퍼런스의 첫 번째 주제발표인 ‘모든 것은 땅으로부터’는 ‘임원경제지를 중심으로 바라본 우리 농업’을 부제로 정명현 임원경제지연구소 소장이 발표했다. 정 소장은 주제발표에서 조선의 로컬푸드를 알려주는 옛 문헌을 소개하며 당시에는 곡식의 이동을 좋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옛 문헌에는 어느지역이 흉년이 들었을 때 풍년이 든 지역에서 곡식을 가져오는 것보다 흉년이 든 지역을 근본적으로 원인을 밝혀 풍년이 들게 하는 것이 선정(善政)이라고 적혀있으며 공자의 식습관으로 시장에서 파는 건 먹지 않았다는 구절 또한 당시의 로컬푸드 개념으로 설명했다. 이어서 조선최대 실용백과사전인 풍석 서유구 선생의 임원경제지를 소개하며, 임원경제지는 서유구 선생이 농사일을 직접해서 요리를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저술된 책으로 현재에 그 가치가 더욱 빛나고 있다고 말했다. 임원경제지는 16개 분야로 씌어져있으며 글자수가 253만 여자로 유학경전원문의 글자총수인 64만5천여자보다 4배나 많으며 113권 54책으로 집대성되었다고 밝혔다. 임원경제지 16지 가운데 특히 요리방법을 알려주는 ‘정조지’는 현대에 활용되어

한류음식을 세계화하는데 참고가 되고 있다. 정 소장은 주제발표 끝에 농민의 입장을 최대한 배려하고 농민이 경계와 감시의 대상이 아니라며 지금까지의 로컬푸드, 슬로푸드운동이 소비자 입장을 더욱 강조하고 있는데 생산자인 농민의 입장에서 운동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번째 주제발표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정은미 연구위원이‘땅과 인간의 연결고리, 로컬푸드’라는 주제로 우리농업의 현황과 로컬푸드에 대한 발표를 했다.  정 위원은 “한국이 성장경제에서 성숙사회로 이행하면서 소비자 구매력에 큰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경제여건이 되었다”면서 “소비패턴이 양에서 질로 전환되어 가는 시점에 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국내 로컬푸드 사례로 강원도 원주의 새벽시장, 전국여성농민회 제철꾸러미, 전남장흥 토요시장을 소개하고 해외 로컬푸드 사롈는 이탈리아 슬로우푸드협회 농민장터, 일본의 지산지소판매장, 일본학교급식의 지산지소 등을 소개했다. 정 위원은 그동안 국내에서 시도된 민관거버넌스의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소비자조직이 지역내 물류를 담당하고 먹을거리 관련 소비자운동을 주체해야 성공할 것라고 덧붙였다.세 번째 주제발표는 김성훈 슬로푸드연구소 사무국장이 ‘전통먹거리의 재발견, 슬로푸드’라는 주제로 ‘슬로

푸드를 통해 재조명 받고 있는 전통식품과 현대인의 식생활’이라는 부제를 통해 다양한 슬로푸드지역 콘텐즈

발굴사례를 소개했다. 또한 국내에서 사라져 가는 먹거리와 맛을 지키기 위해 ‘2013 한국 맛의 방주’라는 캠페인을 통해 소멸위기의 우리 토종 먹거리와 음식을 발굴하고 복원하고 있는 과정도 소개했다.

 

네 번째로 주제발표를 한 조미숙 이화여대 교수는 ‘고독한 현대인 땅의 품으로 돌아가다’라는 주제와 ‘식생활의 과거와 현재, 로컬푸드와 슬로푸드 마주보기’ 라는 부제를 통해 우리 식생활의 과거와 현재를 소개하고 한식밥상의 식사를 통해 현대의 성인병의 위험이 줄어든 실험 결과를 제시했다. 조 교수는 3가지의 반찬, 밥, 국으로 구성된 한식식사패턴으로 식사를 할 때 각종 질병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한뒤 한국의 로컬푸드와 슬로푸드는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집집마다, 지역마다 전해져 오는 전통음식의 맛을 보존하고 계승하는 운동이 되어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컨퍼런스는 국제대회행사장에서 거리가 떨어진 장소인데도 불구하고 150여명의 참가자가 몰려들어 로컬푸드와 슬로푸드에 대한 관계자들의 관심을 짐작케 했다.

한 참가자는 “임원경제지에 대해 자세히 몰랐는데 잘 알 수 있게 되었다. 조선시대에 그런 지식인이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말했고 “로컬푸드와 슬로푸드를 우리 전통의 관점에서 다시 되짚어 해석하고 접점을

찾는 시도가 새로웠지만 지금까지의 로컬푸드 세미나와는 달랐고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10월 1일부터 6일까지 남양주에서 열린 2013 아시오 구스토는  국내외 유기농 및 친환경생산자들이 참여하는 직거래 장터, 세계의 거리음식, 그리고 우리 전통음식 만들기 체험을 비롯해 피자, 난 등의 해외음식 만들기 체험, 세계의 요리대전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