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로컬푸드 단체급식 (사)로컬푸드운동본부 서구원 전략연구소장

대한급식신문

2013년 11월 22일 (금) 16:53:31

링크 http://www.f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9695

▲ (사)로컬푸드운동본부 서구원 전략연구소장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로컬푸드 단체급식

 

2000년대 이후 중국에서 수입된 쌀, 김치, 분유 등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되는 사건이 잇달아 일어나고 국내 대기업이 운영하는 학교급식이 집단 식중독을 일으키는 등 우리 식생활에 적신호가 꺼질 날이 없다. 이런 환경 속에 최근 가장 부상하고 있는 단어 중 하나가 로컬푸드일 것이다.

로컬푸드(Local food)는 장거리 운송을 거치지 않고 생산지 가까운 곳에서 소비되는 식품을 의미한다. 미국의 세계적인 시사 잡지 '타임(Time)'은 2007년 3월 12일자 커버스토리에서 로컬푸드를 특집으로 다룬 바 있으며 2012년 3월 26일자에서는 로컬푸드를 먹는 사람 즉 ‘로커보어(Locavore)의 영웅’이라는 주제로 로컬푸드 요리사를 소개했다.

최근 로컬푸드가 유행어처럼 사용되면서 단순히 지역에서 생산된 식품을 로컬푸드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 정도의 이해는 로컬푸드의 역할을 너무 가볍게 생각한 것이다.

우선 로컬푸드는 생산지와 소비자가 가깝기 때문에 장거리 운송으로 인한 환경공해를 방지할 수 있다는 점과 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본다면 로컬푸드는 지역의 중소농을 중심으로 친환경 농법 재배하는 것이 원칙으로서 지속가능한 농업(sustainable agriculture)을 기반으로 한다.

또한, 생산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는 '얼굴 있는 먹을거리'를 직거래 방식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고 농민은 제값을 받고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어 농업 경제에 보탬이 된다. 로컬푸드는 농민에게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인 농민과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상생의 길이다.

농민과 소비자의 직거래를 기반으로 하는 유통방식을 통해야 진정한 의미의 로컬푸드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단지 지역의 농산물을 기존의 대량 유통기관을 통해 판매하는 것은 로컬푸드라 말할 수 없다. 현재 로컬푸드는 새벽시장, 농민장터, 꾸러미, 로컬푸드 직판매장, 단체급식 등 다양한 형태의 유통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단 한 가지 유통 방식만으로는 중소농이 생산하는 모든 로컬푸드를 판매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단체급식은 지자체의 조례나 정책을 통해 전국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로컬푸드의 활성화를 위해서 매우 바람직한 현상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로컬푸드를 활용한 단체급식을 강조하면서 저렴한 식재료, 가격 경쟁력, 저렴한 물류비용, 국산농산물 애용 등만을 장점으로 꼽는 것은 로컬푸드의 역할을 너무 단순하게 보는 것이다. 로컬푸드는 전통적인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해 국민의 건강과 환경을 지킬 수 있는 사회의 파수꾼과 같은 역할을 한다는 점이 강조돼야 한다.

미국에서는 현재 학교급식과 함께 ‘농장-학교 연계(Farm-to-School)’이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하버드대 등 400여 개 대학을 포함 약 9000개 정도의 학교가 이 프로그램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생들은 로컬푸드를 학교급식 식재료로 공급받는 한편 농장을 방문하거나 농민을 초청해 학교 텃밭을 가꾸는 등의 방법으로 로컬푸드를 체험함으로써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학생들에게 로컬푸드 학교급식을 제공하고 전통음식 만들기, 텃밭 가꾸기 등 체험 교육을 병행하고 있는데 이는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이를 통해 어릴 적부터 로컬푸드를 접하는 것은 물론 건강하고 신뢰받는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하는 하나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