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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

[특집토론] 옥천, 로컬푸드에서 희망을 찾다. 옥천로컬푸드의 성과와 전망을 중심으로

by 서구원 2013. 6. 26.

로컬푸드K뉴스

이경윤 기자  

 

[특집토론] 옥천, 로컬푸드에서 희망을 찾다.

 옥천로컬푸드의 성과와 전망을 중심으로

 

지난 20일 옥천에서 열린 로컬푸드 세미나를 위해 로컬푸드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토론을 하는 시간이 있었다. 그동안 옥천에서는 ‘옥천살림’ 등 민간을 중심으로 학교급식의 모범사례를 만들면서 로컬푸드와 지역발전을 위한 논의들이 있어왔다.
이러한 자생적인 노력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과 정책에 힘입어 결실을 맺으려 하고 있다.  이들의 토론을 통해 때로는 뜨겁게 때로는 냉정하게 로컬푸드의 현실과 전망을 진단해 보려한다.

토론에 참여한 사람들은 총 8명으로 20일 옥천세미나의 주제발표자인 충남발전연구원의 허남혁 박사, (사)로컬푸드운동본부 서구원 전략연구소장, 건국대학교 윤병선 교수, 완주로컬푸드(주)의 안대성 대표, 옥천군 안남면 지역발전위원회 주교종 위원장, 개나리 어린이집 유명순 원장, 지역농업네트워크 윤성희 팀장, 옥천군 친환경농축산과 김흥수 주무관이 그들이다. 


 
 
 
이들은 서구원 소장을 좌장으로 앞선 주제발표내용에 대한 리뷰와 로컬푸드에 대한 현안을 제기하고 청중의 질문에 대한 답으로 토론을 진행했다.

“군청내에 로컬푸드를 전담할 팀이 필요하다”



 
 

김흥수 주무관:
이번 로컬푸드 세미나를 준비하면서 내부의 시각조차 ‘보여주기’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각이 있었다. 필요한 줄 알면서도 어떤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세미나가 어떤 의미가 있는가라는 비판의 소리도 있었던게 사실이다.
이번 정부의 유통정책이 로컬푸드를 지향하면서 여러 자치단체에서 이제야 로컬푸드를 부르짖고 있는것도 사실이지만 선출직인 지방자치단체장을 뭐라 하기 이전에 해당 실무에 있는 공무원들의 의식부터 바뀌어야 진정한 로컬푸드 정책에 있어 변화가 있으리라 본다.
담당공무원으로서 로컬푸드를 제대로 알기 위해 책도 읽어보고 관련 세미나나 박람회, 정책토론회가 있다고 하면 쫒아다니고 로컬푸드가 잘 되고 있다는 국내외 지역을 벤치마킹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완주군의 경우 농촌활력과에서 이러한 업무를 맡아서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로컬푸드를 전담할 팀을 구성해서 좀더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일을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옥천은 지금까지 기초를 다져왔고 옥천푸드 기본계획을 통해 로컬푸드가 잘 정착되리라 믿는다”

 
 

윤성희 팀장: 지역농업네트워크가 하는 일은 지역농업발전을 위한 컨설팅업무로 올해로 옥천에 온지 7년이 되었다. 2007년 이후 옥천에서 업무를 하면서 느낀 것은 옥천분들이 너무도 겸손한 분들이라는 것이다. 농업발전위원회에 참여하면서 느끼는 것은 옥천이 정말 잘하고 있다는 것이다. 학교급식의 예만 들어보아도 전국에서 학교급식에 있어서는 옥천을 모범사례로 들만큼 옥천에서 잘 진행되고 있다. 군의 위탁으로 옥천로컬푸드 기본계획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는데 그 안에는 소농의 생산만으로 150억원을 팔아보자, 법인 100개를 만들어보자, 군비로 시설 3개를 짓고 위탁운영해보자라든가, (사)옥천푸드를 만들어서 옥천푸드를 이끌어나가자는 내용등 허황된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옥천이라면 이 계획들이 실현되리라고 믿는 계획들이 들어있다. 이제까지 지켜봐온 바로는 옥천의 분들은 계획한 것을 놓치지 않고 끝까지 가는 힘이 있기 때문에 옥천에서는 언젠가 실현가능한 이야기들이라 믿는다. 전문가의 입장에서 봤을 때 다른 지역과 비교해서 옥천의 각 주체들이 모두 평균이상으로 우수하다. 농민, 생산자 단체는 잘하고 있고 행정기관도 평균이상이다. 학교와 보육시설 선생님들도 지역발전협의회에 참여해서 내용을 공유하며 적극적이다. 아까 주교종 위원장님이 지역발전위원회에서 많이 싸운다고 했는데, 모두 눈높이만 낮추면 옥천은 충분히 잘될 것이다.

“가족소농의 원칙을 지키면서 단체급식시에 식품위생법은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유명순 원장: 예로부터 식생활 교육은 교육의 기본으로 여겨졌고, 밥상머리 교육이 평생간다는 말까지 있다. 그만큼 음식교육은 어린이들이 따뜻한 인성을 만드는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아이들이 따뜻한 인성으로 성장했을 때 복지국가가 실현되리라고 믿는다. 우리 옥천에서는 옥천살림 영농조합을 통해 단체급식을 하고 모범적인 사례로 이야기되고 있다고 들었다. 그런데 완주의 경우 가족소농을 기반으로 한다고 했는데 가족소농의 원칙을 지키면서 단체급식시에 식품위생법은 어떻게 준수할수 있을지 궁금하다. 

“1차 농산물의 경우 군에서 잔류농약검사를 하거나 통합물류센터에서 전처리과정에서 위생적인 처리를 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안대성 대표: 식품위생과 관련하여 2차 가공품의 경우는 논외로 하고 문제가 되는 것은 1차농산물일 것이다. 완주의 경우 1차농산물에 대해 일주일에 한 번씩 197가지의 검사를 한 후 소비자들에게 내놓고 있다. 로컬푸드의 취지에 맞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마을이나 마을단위 기업에서 공동으로 위생환경을 준수하는 작업장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다. 완주의 경우 군단위 거점 가공센터가 3군데 있다. 

“친환경 인증이 안전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윤병선 교수: 식품의 유통기한표시나 인증은 안전에 대한 불신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특히 글로벌푸드에 있어서 제조일자보다 유통기한을 표시하는 등의 방식을 활용하기도 하는 등 편의에 의해 적용된다. 하지만 이 인증을 100%신뢰할수 없는 예로 대규모 HACCP 기준 도축장에서는 살모넬라균이 검출되고 소규모 HACCP이 없는 곳에서는 살모넬라균이 검출되지 않는다. 대규모 또는 HACCP인증 기준이 안전이나 위생을 담보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본이나 남양주처럼 소농들을 위한 공동가공시설등의 제도적장치를 마련하면 어떠한 기준보다 안전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위생기준은 국가법률로, 위탁가공시설 운영은 지자체가”

허남혁 박사: 농식품의 직거래판매에 있어 3가지 유형이 있을 수 있다. 첫 번째는 농민이 자발적으로 만든 직거래장터등이고 두 번째는 농협이 만든 직판장, 세 번째는 지자체가 중심이 되어 설립한 농업회사법인 등의 제3섹터에서 만든 직판장이다. 최근 농협은 전국에 100개 이상의 직매장을 만들겠다고 하지만 직판장은 다양한 주체들이 다양하게 운영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완주는 세 번째 유형의 좋은 모델이다. 농식품부는 식품위생이나 HACCP등의 인증문제에 대해 지자체 차원에서 농식품 가공에 관한 조례를 만들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현재 유일하게 농식품 가공에 관한 조례를 갖고 있는 지자체가 남양주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식품위생에 관한 기준은 국가의 법률로 규율해야 하고 지자체는 그 기준에 맞는 위탁가공시설을 갖추어 운영하는 것이 단체급식시의 위생문제에 대한 대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로컬푸드, 수단이 아니라 가치로 바라봐야”

윤병선 교수: 2006년부터 로컬푸드연구회를 통해 몇몇 뜻을 같이 하는 학자들과 전문가들과 함께 로컬푸드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왔다. 또 옥천과 같은 지역에서는 지역농민의 자생적인 노력으로 로컬푸드라는 개념이 지금처럼 알려지기 이전에도 이미 단체급식이나 꾸러미등의 사업으로 지역농산물의 지역소비나 직거래를 실천해 오고 있었다. 현 정부가 농업정책으로 유통단계축소를 내걸자 유통단계축소의 대안으로 로컬푸드가 관심의 초점이 되고 대형유통업체마저 로컬푸드 코너를 만들어 직거래를 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직거래와 로컬푸드를 동일의미로 볼 수는 없다. 로컬푸드에는 직거래라는 단어로만 설명할 수 없는 수많은 가치가 담겨있는데, 최근 그 가치가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갑작스런 관심증대가 오히려 우려된다.

 
 
 
“경쟁보다 협동과 연대가 사실은 행복하게 사는 방법”

주교종 위원장: 옥천에서 20년동안 선거직 정치인들이 항상 공약으로 이야기 했던 것이 공장설립하겠다는 것이었지만 그 공약은 그동안 실현될 수 없었다. 그것은 입지조건상 그렇게 될 수가 없는 것이다. 대청댐 상류에 있는 우리 옥천이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하지 무조건 공업화를 한다고 잘 살게 되는 것은 아니다.
로컬푸드의 의미에는 함께 잘 살자는 의미가 담겨있는 것으로 안다. 우리 옥천의 농업은 정치인이 잠시잠깐 이야기하는 유행이 아니라 지속가능하게 우리의 삶을 지켜주고 후세에 물려줄 수 있는 그러한 농업이 되어야 할 것이다. 로컬푸드에는 우리가 행복해지는 보편적인 가치가 담겨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옥천에서 잘 발전시켜나갔으면 한다.
경쟁보다는 협동과 연대가 사실은 우리를 행복하게 살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한다. 남들이 하니까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지역주민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 지역에서 희망을 찾는 것 그것이 바로 옥천의 지역발전을 위해 해야 할 일이라고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옥천지역발전위원회가 싸우더라도 한자리에 모여서 싸우기 때문에 지역발전을 위해 그동안 논의해 온 일들이 착실히 실현된다면 충분히 옥천은 희망이 있다. 
 

 
 

청중질문 1: 로컬푸드사업의 명칭이 외래어라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한글로 모두가 알기 쉬운 다른 명칭이 있으면 좋겠다. 

서구원 교수: 로컬푸드는 전세계적으로 쓰는 공통용어이다. 명칭보다는 생산자와 소비자간의 신뢰를 받는 농식품을 만드는 의미와 가치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안대성 대표: 한글로 만드려니 더 어렵다. 그래서 완주로컬푸드에서는 로컬푸드에 대한 다른 명칭을 공모하고 있다.

청중질문2:  안대성 대표에게 묻고 싶다. 소농들이 다양한 품목을 생산하다보면 품목별로 필요한 량보다 더 많이 생산할 때도 있고 부족할때도 있을 것이다. 생산수급조절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안대성 대표: 예를 들어 A농가가 노지에서 얼마를 생산하고 있는지 파종은 언제해서 수확은 언제했는지등을 품목별로 엑셀화일로 저장해서 관리하고 이다. 지난해 10월까지는 직매장에 공급하는 생산자들이 400농가였는데 현재는 1200농가라 관리가 더 힘들다. 하지만 그중 100농가는 군에서 100평의 비닐하우스 시설지원을 받아 1만평의 시설에서 나오는 품목의 공급량을 예측할 수 있게 됐다. 또 직매장에서 판매되는 양을 보고 공급을 조절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직매장에서 판매하는 품목별로 주당, 일당, 월당 판매되는 양을 계산해서 거꾸로 필요한 공급량을 역산한다.
보다 과학적이고 정확한 수급예측을 위해 SK텔레콤과 완주군이 프로그램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이 완성되면 스마트폰으로도 농가에서 품목별 생산계획, 출하계획들을 볼 수 있다.

청중질문3: 하지만 농사는 계획대로 되지 않고 기후나 기타 다른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그런 경우의 수급량 조절은 어떻게 하는지

안대성 대표:  공급이 모자라는 것은 사실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남는 것이 문제인데 완주는 로컬푸드 식당, 온라인 쇼핑몰을 오픈해서 과다공급량의 판매로를 개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