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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원, 경영학 박사 (사)로컬푸드운동본부 전략연구소장 한양사이버대학교 광고미디어학과 교수 | 농축산식품의 운송거리를 줄여 지구환경을 보존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확보하려는 것을 목표로 하는 로컬푸드(local food) 운동은 다양한 실천방법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도시농업(Urban Agriculture)이 매우 중요하다.
도시농업은 농업이 가능한 도시의 공공기관, 기업, 학교, 가정 등의 빈터나 옥상에 텃밭을 만들거나, 아파트의 베란다에 텃밭을 만들어 채소를 재배하는 방법으로서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녹색도시(Green City)' 만들기 운동의 핵심적인 활동에 속한다.
도시농업은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 확산되고 있는 데 미국 도시농업에 기폭제가 된 것은 미국 대통령 영부인 미셸 오바마(Michelle Obama) 여사가 2009년 3월부터 백악관에 ‘주방정원’이라는 의미의 ‘Kitchen Garden’이라는 텃밭을 만들어 텃밭가꾸기 운동을 시작한 것을 꼽을 수 있다.
미셸 오바마는 2009년 3월 20일 백악관 정원에 첫 삽을 뜬 이후 4년 이상 인근의 초등학생들을 초청하여 백악관의 텃밭을 만들고 친환경 유기농법으로 채소를 재배하고, 수확하는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있으며, 백악관에서 식탁에 활용하고 남은 채소를 팔아 불우한 이웃을 위해 기부하고 있다. 백악관 텃밭 가꾸기에 소요되는 비용은 씨앗과 농기구 값 등으로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여 약 22만원의 저렴한 예산이 소요된다고 한다.
그 밖에도 미셀 오바마는 2009년 9월 백악관 부근에 최초로 농부시장(Farmers' market)을 개설하였고, 2012년에는 텃밭 가꾸기 경험을 책으로 엮어 ‘American Grown(미국의 재배법)’라는 책을 출간하였다. 2013년 2월 7일에는 트위터에 ‘FLOTUS(First Lady of the United States)’ 즉 '미국 대통령 영부인‘이라는 이름으로 김치(Kimchi) 담그는 법과 김치를 담은 병을 공개하여 주목을 끌기도 했다. 미셸 오바마는 "지난 주 우리가 정원에서 재배한 배추를 뽑았습니다. 이 배추를 주방에서 김치를 담그는데 활용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만들어 보세요(Last week, we picked Napa cabbage in the garden [at the White House]. Now we’re using it to make kimchi in the kitchen. Make it at home.)"라는 문자와 함께 김치 담그는 법을 소개했다.
미셸 오바마의 도시 텃밭 가꾸기 운동과 함께 미국의 농무부(USDA)는 2009년 2월 애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 전 대통령의 200회 탄생을 기념하여 ‘국민의 정원(People’s Garden)‘이라는 이름의 도시 텃밭 가꾸기 운동을 워싱턴DC 농무부 청사 앞에서 시작했다. 국민의 정원이라는 이름은 1862년 링컨 대통령이 미농무부(USDA)를 설치하면서 ’국민부(People's Department)‘라고 이름을 불렀기 때문에 ’국민(People)'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국민의 정원은 2011년 11월 기준으로 1,400개 이상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미국 내에서 건강한 농업 뿐 아니라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하버드, 코넬 등 아이비리그 대학을 포함하여 400여개 이상의 대학을 비롯하여 미국 전역의 학교가 참여하고 있는 ‘농장에서 대학으로(Farm to School)’ 프로그램은 인근 지역에서 생산된 농식품을 학교 급식재료로 사용하고 있으며, 학교 내의 빈 곳을 텃밭으로 만들어 학생들이 농업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농장에서 학교로’프로그램은 로컬푸드를 급식에 활용한다는 점도 중요하지만 어릴 때부터 농업의 중요성과 건강한 먹거리의 중요성을 배우는 체험의 장이 된다는 점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영국에서도 도시농업운동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는 데,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미셸 오바마의 백악관 텃밭의 영향으로 영국의 엘리자베드 여왕(Queen Elizabeth)이 버킹엄궁(Buckingham Palace)에 ‘텃밭’이라는 의미의 'The Yard Bed'라는 이름의 텃밭을 만들었다는 이야기이다. 미셸 오바마 미 대통령 영부인이 2009년 4월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담(G20 Summit)을 위해 영국을 방문했을 때, 버킹엄궁(Buckingham Palace)에 초대되어 영국의 엘리자베드 여왕(Queen Elizabeth)에게 백악관의 텃밭과 같은 텃밭을 가꾸어 채소를 재배할 것을 권유하였고 엘리자베드 여왕은 2009년 6월 버킹엄궁에 텃밭을 만들었다는 이야기이다.
우리나라에서도 2011년 6월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1차 녹색성장위원회 보고대회에서 당시 농림수산식품부 서규용 장관이 ‘Green 도시농업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도시농업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정부에서는 2020년까지 옥상, 학교, 공공유휴지 등에 도심텃밭 7,200개소를 조성하고, 도시주말농장 800개로 확대하는 등 도시 텃밭과 주말 농장을 총 8,000개소 이상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2009년 비정부시민기구(NGOs)로 출발한 사단법인 로컬푸드운동본부에서는 로컬푸드세미나, 로컬푸드박람회, 도시농업박람회, 직거래장터 등과 같은 활동뿐 아니라 2010년부터 매년 지속적으로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무료 모종 나눔 행사’응 시행하고 있으며 2013년에는 충북 청주에서 무료 모종나눔 행사를 실시하여 향후 도시농업 운동을 전국을 대상으로 확대하려는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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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로컬푸드운동본부 2013 서울시청 채소모종무료나눔행사 | 도시농업의 일차적 목적은 도시의 노령 및 유휴 인력에 대한 여가 활동 제공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향후에는 이들 인력이 생산 활동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가계 소득을 창출하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
도시 농업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장기적으로 도시의 환경과 농업에 대한 의식의 개선에 있다. 도시 농업은 도시의 유휴 공간을 농업 용지로 활용함으로써 도시의 기온을 낮추고 오염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으며, 한 편으로는 도시 농업을 통해 도시민이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의식이 개선되고 농업 및 농식품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증진시킴으로써 건강하고 강한 농촌을 만드는 데 기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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