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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원언론기사

스타벅스의 야심찬 50주년 '다회용컵 행사'가 '그린워싱'으로 전락한 까닭 : 서구원 한양사이버대학교 광고미디어학과 교수

by 서구원 2021. 11. 17.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입력 2021.10.04 08:53

https://www.dailyimpact.co.kr/news/articleView.html?idxno=72056

 

스타벅스의 야심찬 50주년 '다회용컵 행사'가 '그린워싱'으로 전락한 까닭

한정판 재사용컵 소재 '플라스틱', 사용 횟수도 20회로 한정...,친환경적이지 않아
스타벅스 특정기념일 마다 과한 MD상품 선보여 '플라스틱 쓰레기 양산' 비판도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스타벅스가 창립 50주년을 맞이해 최근 야심차게 펼친 '다회용 컵 사용 독려 캠페인'이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스타벅스가 친환경을 전명에 내세운 이번 캠페인인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하는 '한정판 굿즈 마케팅'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구원 한양사이버대학교 광고미디어학과 교수는 4일 데일리임팩트에 "파타고니아, 벤앤제리와 같은 우수한 글로벌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기업들은 친환경 비영리단체를 직접적으로 지원하거나,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제작한 생분해성 용기를 사용하는 등 친환경 공정을 만드는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며 "반면, 스타벅스는 특정기념일에 환경보호 등 가치를 접목해 친환경 등 캠페인을 한다고 하면서도 '한정판 다회용기, 텀블러 등 굿즈를 선보이면서 '굿즈 마케팅'의 일환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28일 스타벅스 일부매장에서 제공한 리유저블컵 사진. 스타벅스코리아

스타벅스는 글로벌 스타벅스 50주년과 세계 커피의 날(10월 1일)을 기념해 지속가능성 가치와 다회용 컵 사용 권장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리유저블 컵 데이(Reuseable Cup Day)' 행사를 지난달 28일 진행했다. 이 캠페인은 국내 900여개 매장 뿐 아니라,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 국가에서 공통으로 펼쳐졌다. 스타벅스는 당일 음료를 주문한 고객들에게 선착순으로 '한정판 리유저블컵(Reuseable Cup, 이하 다회용 컵)'을 제공하고, 매장 내 일회용이 아닌 다회용 컵 사용을 독려했다.

스타벅스는 이번 행사를 통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는 성공했다. 일부 국내 스타벅스 매장에서는 아침 일찍부터 한정판 리유저블 컵을 받기 위한 인파가 몰려 커피 한잔을 받는데 무려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했다는 얘기들이 마치 무용담처럼 SNS공간에 퍼지기도 했다. 일부 네티즌은 SNS에 "커피 한잔을 주문한지 1시간 20분만에 음료를 받았다", "컵 사이즈도 좋고 캐릭터 예쁘다", "이쁘고 튼튼해서 잘 쓸 것 같다"라는 소감을 올리기도 했다.

스타벅스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데는 성공했지만, 행사의 취지였던 '친환경 메시지'는 제대로 전달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환경단체와 윤리적 소비자들이 리유저블 컵이 친환경을 가장한 그린워싱(Green Washing)이라고 지적하는 등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린워싱'이란 실질적으로는 친환경이지 않고 오히려 폐해가 되는 활동임에도 마치 환경에 도움이 되는 것처럼 포장하는 마케팅을 말한다.

리유저블컵 소재 플라스틱, 사용횟수도 정해져 '친환경'과 거리멀어    

네티즌들은 리유저블컵의 재활용 기능에 대해서도 의문을 나타냈다. 컵의 소재가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프로필렌(PP)이기 때문이다. 또한 리유저블컵을 구매할 때 주는 설명서에는 ‘제품 특성상 가급적 20여회 사용을 권장한다’고 적혀 있다. 이는 기존 텀블러 등에 비하면 권장 사용 횟수가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셈이다. 네티즌들은 “재사용을 외치면서 잠깐 쓰고 마는 플라스틱을 제공하는 게 맞는거냐”, “20번밖에 못쓰는 게 환경을 위한 건가”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다양한 의견을 SNS에 쏟아냈다. 

환경단체에서는 매년 플라스틱 소재의 MD(식품을 제외한 기획상품)를 쏟아 내는 스타벅스가 이번 행사를 통해 '그린워싱'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스타벅스는 매 시즌과 계절, 기념일별로 재활용도 잘 안 되는 복합 재질의 플라스틱 소재 MD를 쏟아내며 자원을 낭비하고 새로운 쓰레기를 양산하고 있다"고 꼬집으며 "스타벅스는 실질적인 탄소 감축과 환경을 위한 진정성 있는 경영을 펼쳐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스타벅스코리아는 삼일절, 화이트데이, 스타벅스 코리아 50주년 등 기념일이 많았던 지난 3월 한달에만 총 8개의 텀블러, 카드 등 MD상품을 선보였다.  

작년 3월 스타벅스 코리아 50주년  기념으로 출시된 MD 상품들  사진. 스타벅스 

스타벅스 측에서는 이번 행사가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하고 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많은 고객들이 리유저블컵을 사용해 일회용컵을 사용을 점차 줄이는 기회가 되길 바랬던 것이 이번 행사의 취지"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각에서는 플라스틱 양산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도 알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하지만  다회용 컵 사용 생활 습관과 인식 변화 캠페인, 텀블러 보급 확대 등을 위한 친환경 캠페인에도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 4월 "2025년까지 국내 스타벅스 전 매장에서 리유저블컵 사용을 확대해 일회용컵 사용을 전면 중단한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소비자 수집욕 자극하는 '굿즈 마케팅'일뿐 이라는 비판의 목소리 커

마케팅 전문가들은 리유저블컵이 스타벅스가 기존에 진행해오던 로고가 세겨진 다이어리나 우산, 캠핑장비 등을 제공해 고객 구매욕을 자극하는 '굿즈 마케팅'의 일환으로 보인다며 혹평을 하고 있다.  

서구원 한양사이버대학교 광고미디어학과 교수는 "스타벅스는 과거부터 e-프리퀀시 등 굿즈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해왔던 기업"이라며, "이번 리유저블컵도 재사용 컵의 '친환경 가치'를 알리기 보다는 '리유저블컵'이라는 한정판 굿즈로 소비자들의 소장 및 구매 욕구를 촉진한 측면이 크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스타벅스는 과거부터  e-프리퀀시 이벤트 등 시즌 혹은 특정기념일의 음료를 구매하면 제공하는 스티커를 일정 갯수 이상 모은 고객에게 다이어리, 캠핑용품 등 굿즈를 제공해 소비자들의 한정판 제품에 대한 수집욕을 부채질해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는 온라인 도장으로 단골 고객을 확보하고자 펼치는 마케팅의 일환이기도 하다.  

서 교수는 "리유저블컵 행사는 스타벅스가 기존에 진행해오던 한정판 굿즈마케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면서 "특히 '리유저블컵’은 플라스틱으로 제작됐기에 엄밀히  말하면 친환경 제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차라리 재활용이 가능한 일회용 컵이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리유저블(다회용컵)컵 보다 환경측면에서 더 나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