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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

로컬푸드 활성화를 위한 기업의 역할 : 서구원 한양사이버대 광고미디어학과 교수

by 서구원 2013. 12. 27.

로컬푸드 K뉴스

오피니언 칼럼 승인 2013.12.23  11:48:18
http://www.localfoodk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93

 

로컬푸드 활성화를 위한 기업의 역할

서구원/한양사이버대학교 광고미디어학과 교수 

 

최근 들어 로컬푸드(local food)가 뉴스로 자주 언론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로컬푸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듯하여 매우 기쁜 마음이다. 그러나 로컬푸드가 무엇인지 정확한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서는 아직은 이해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기업에서도 로컬푸드 활성화를 위해 돕겠다고 나서고 있으나 아직은 영향력이 미미한 상황이다.

 

우선 간단히 로컬푸드의 핵심을 짚어 보면, 농식품이 생산된 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소비하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직거래를 통해 생산자인 농민은 경제적인 불이익을 받지 않고 소비자는 안전한 식품으로 건강을 확보한다는 것이 중요한 점이다. 여기서 무엇보다도 강조하고 싶은 것이 직거래 유통이다. 어떤 좋은 명분으로도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직거래를 기반으로 하지 않으면 로컬푸드의 의미가 없다.

 

최근 기업에서는 농민을 돕겠다는 취지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로컬푸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의 사례를 분석해 보면, 기업의 로컬푸드 활성화 방법은 로컬푸드 ‘꾸러미’구매, 직거래를 통한 로컬푸드 구매, 공공급식 계약, 로컬푸드 농민장터 장소 제공, 로컬푸드 컨설팅 등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로컬푸드 꾸러미 구매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SK그룹과 오창농협의 협력을 꼽을 수 있다. SK그룹은 2005년부터 충북 췅원군 오창농협이 운영하는 농산물 꾸러미 사업 '자연이랑'을 임직원에게 사내복지서비스 형태로 운영해 오고 있는데, 2013년에는 2만 가구 이상의 임직원이 1-2주마다 농식품을 공급받아 약 75억 규모가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코오롱 워터앤에너지의 경우는 이와는 다소 다른 방법으로서 완주군 건강밥상 꾸러미 상품권을 구입하여 임직원에게 배포하고 있다. 기업이 직거래를 통해 로컬푸드를 공급받는 사례로는 충북 옥천군의 옥천살림영농조합법인과 협약을 맺고 쌀, 옥수수, 포도 등을 공급받고 있는 국제종합기계(주)를 꼽을 수 있다. 

서울시청 앞 한화프라자의 농민장터(Faermers market) : 매주 수요일 강원도지역 농산물을 농부로 부터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직거래장터가 북창동 지역 상가번영회와 한화의 후원으로 열리고 있다.

 

로컬푸드를 활용한 급식 분야는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데, 2012년에는  해남군과 대한조선㈜이 협약을 통해 구내식당 급식에 A쌀과 김치 등 로컬푸드를 사용하며, 명절선물로 지역 농수축산물을 구입한다는 협약을 체결하였다. 최근 2013년 충남은 칠갑농산, 현대제철㈜ 등 도내 39개 기업과 23개 구내식당 위탁업체와 협약을 체결하고 공공급식에 쌀, 체소, 육류, 양념류 등을 로컬푸드로 활용하게 되었으며, 논산 소재 10개 기업과 5개 구내식당 위탁업체가 혐약을 체결하였다. 여수시의 경우 2011년 ㈜한화, (주)LG화학, GS칼텍스, 금호계열사, 제일모직 등 산업단지 입주 기업과 요양병원 등이 협약을 통해 여수에서 생산․가공된 쌀을 구매하고 있다.

 

 

미국 보스턴 푸르덴셜센터(Prudential Center)의 농민시장(Farmers' market) : 보스턴에서 두번째로 높은 52층의 복합쇼핑몰인 푸르덴셜센터의 광장인 보일스톤 플라자(Boylston Plaza)에서는 5월부터 10월까지 매주 목요일 농민시장(Farmers' Market)이 열리고 있다. 

 

 

 

 

농민장터를 위한 장소제공을 하는 경우는 매우 흔히 볼 수 있는 방법이다. 농민장터는 전국적으로 시청, 군청과 같은 지자체나 공사, 학교 등 공공기관의 차고나 앞마당을 이용하여 개최되고 있다. 기업에서도 농민장터를 위한 장소를 제공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데,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이미 10여년 전인 2003년부터 매년 자매결연을 맺은 광양시 농업경영인 연합회와 공동으로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열고 있다. 한화생명은 1사1촌 운동으로 2008년부터  매년 1회 63빌딩 주차장에서 자매결연을 맺은 충남 아산리 마을의 농산물을 직거래를 통해 판매하도록 장터를 열어주고 있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는 2011년부터 매년 추석맞이 직거래 장터를 개설하여 사회적 기업과 자매마을을 비롯한 마을의 특산품을 임직원에게 직거래를 통해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농민장터는 서울의 도심에서도 열리고 있는데, 서울시청 앞 한화프라자 건물에서는 매주 수요일 강원도지역 농산물을 농부로 부터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장터가 한화의 후원으로 열리고 있다. 기업이 컨설팅을 통해 로컬푸드를 활성화시키는 사례는 흔치 않은 것으로 보이는 데, 엘지전자는 흙살림의 생산 민 유통시스템에 대한 컨설팅으로 연 매출이 50억에서 80억으로 상승했다고 한다.

 

이러한 기업의 로컬푸드 사례는 몇가지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우선, 기업이 농촌을 돕는 것도 있지만 농촌의 친환경 농식품을 구매함으로써 임직원의 건강을 지킨다는 것 또한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는 점이다. 또한 기업의 로컬푸드 지원은 농민과 소비자의 직거래를 지켜주는 방향에서 이루어 져야 한다는 점이다. 완주군 로컬푸드 용진농협의 사례처럼 용진농협은 장소 제공과 계산 대행만 해주고, 상품 포장ㆍ운반ㆍ물건 배치 등을 모두 농민이 한하고 있다. 기업이나 기관이 유통업의 역할을 해서는 로컬푸드가 지속될 수 없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